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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도덕1] 24.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 편지 공모전

도덕윤리 2019. 1. 8. 17:15

[쓸만한 도덕] 24.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 편지 공모전



 수업 시간에 할 만한 것들을 찾아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주최하는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 편지 공모전을 발견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요즘 학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한 번쯤은 경험해보아야 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그냥 편지를 쓰자고 하면? 연애편지도 아니고 선생님께 감사 편지를 쓰라고 한다면? 제대로 쓰지 않을 것 같아서 공모전을 통해 편지를 쓰도록 했다. 최대 100만원의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열정적인 참여를 기대했으나 반마다 학생마다 태도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우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단체 참여 신청을 해서 편지 쓰기 키트를 받았다. 편지 키트는 이렇게 생겼다. 신상 정보를 적는 란이 있고 뒷면에는 편지지가 있다. 편지를 다 적고 나서 예쁘게 3등분으로 접어서 보내면 된다.



 스승의 날을 전후로 하여 공모전을 소개하고 수업 시간에 편지를 써보았다. 지난 해 수상작을 보여주고, 특별한 사연이 없더라도 충분히 수상할 수 있으니 열심히 쓰라고 당부를 하고 편지를 쓰도록 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갑작스레 편지를 쓰라고 하는 것은 역시 어려운 과제였나보다. 편지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국어 교과와 연계해서 진행을 했다면 보다 좋은 수업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기특하게도 대부분 열심히 편지를 적어주었다. 반에서 2~3명을 제외하고는 편지를 완성해주었으니 이정도면 매우 높은 참여도라 할 수 있겠다. 



 편지를 모으고 모아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보냈다. 보내기 전에 아이들의 편지를 읽어보았는데 아이들의 정성과 입상의 가능성이 크게 비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 11월 말 한 학생이 나에게 찾아왔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문자가 왔다는 것이다. 결과는 입선이었다. 비록 장학금을 받지는 못했지만 기특했다. 나는 공모전에 참여할 기회만 제공했을 뿐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한 것 같은데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를 했다. 2019년에도 같은 수업을 할지는 모르겠다. 도덕 교사로서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으로서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주었다는 보람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손으로 편지를 쓴다는 경험을 할 기회를 주었다는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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