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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도덕] 28. '교사의 도움'을 통한 '학생의 도덕적 성장'에 대하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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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도덕] 28. '교사의 도움'을 통한 '학생의 도덕적 성장'에 대하여

도덕윤리 2020. 6. 26. 00:33

최근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있어서 수업과 관련된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최근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수업 경험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까하는 고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개학을 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는 날도 점점 늘어가고 있어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조금씩 써보려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저도 다른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교육과정, 수업, 평가, 기록을 일체화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이 평가였습니다. 현실적으로 학교 현장에서의 평가는 입시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매우 강조되고, 이로 인해 학생의 성장을 이라는 평가 본연의 목적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평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실적으로 열심히 평가를 하고, 생활기록부에 특기사항을 적으면서 이 학생은 이런 장점이 있구나, 이 학생은 이런 점을 보완해야겠네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피드백 해주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수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수업에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물도 나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한 번은 프로젝트 형태로 수행평가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분명히 아이들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그것을 나름대로 표현하지만 불완전하기 때문에 교사의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은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옳은 것일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 의견은 누가 제시했지?" 등등 여러가지 발문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과정에서 아이들이 도덕적인 사고가 길러졌는데, 도덕적인 감정을 느꼈는지, 도덕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학생들의 프로젝트 결과물이 선생님의 도움이 있어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아이들이 원래 가진 능력으로 해낸 것인지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끼지도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한 마디로 도덕 수업에서 '교사의 도움'을 통한 '학생의 도덕적 성장'이 일어나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본질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존재인데, 교사를 통해서 학생의 성장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는 것은 곧 교사가 자신의 존재 근거를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교사의 도움을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의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질 때, 교사도 자신의 존재 근거를 확인하고 효능감을 느끼며, 학생들도 자신이 수업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고민의 결과, 제 나름대로의 수업 모형을 개발하게 되었고 1년 동안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수업이지만 다른 수업 모형과 달리 '교사의 도움'으로 '학생의 도덕적 성장'이 일어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어떤 수업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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