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교

[연수 리뷰] 통일부 통일교육원 제1차 중등교사 기본반(18.5.30.~6.1.) 본문

쓸만한 리뷰

[연수 리뷰] 통일부 통일교육원 제1차 중등교사 기본반(18.5.30.~6.1.)

도덕윤리 2018. 6. 17. 00:48

[연수 리뷰] 통일부 통일교육원 제1차 중등교사 기본반(18.5.30.~6.1.)



 교무실에서 여유가 생길 때면 공람된 문서를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새롭게 배울 것이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 보고 여력이 되는 한에서 최대한 많이 신청을 합니다. 최근에 가장 참여하고 싶었던 연수가 바로 통일교육원의 제1차 중등교사 기본반 연수 였습니다. 


 일정이 2박 3일이라는 것도 장점이겠지만, 작년에 북한과 통일 수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도덕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적다는 충격적인 현실을 깨닫게 된 까닭입니다. 관련 교과라서 그런지 무난하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중등교사 기본반의 내용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청소년 통일교육의 방향과 과제’라는 강의였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실제적으로 교실에서의 통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주로 다루었는데, 그것보다는 청소년 통일교육에 대한 접근법이 더 인상깊었습니다.  


청소년 통일교육은 지식보다 관심이다!


 만하임은 추상적 사고와 관련해서 인간의 성장 과정을 어린 시절 / 만 17세 전후 청소년기 / 만 25세의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먼저, 어린 시절에는 국가, 민족 등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인지를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아이들에게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학습자를 고려하지 못한 설명입니다. 2015 교육과정에서 초등학생에게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국가애와 같은 감정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 만 17세 전후의 청소년기,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야 국가주의, 민족주의 등의 추상적 개념을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중학생들에게도 국가, 민족 등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통일에 접근하는 것도 그다지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중학생들도 추상적인 개념을 떠올리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죠. 

 셋째, 만 25세 경에는 만 17세 이후 형성된 추상적 개념이 고착화됩니다. 이렇게 고착된 추상적 개념은 이후 삶에서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현재 전쟁을 겪은 우리 사회의 노인들은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이 때 고착화된 교육이라는 희소가치에 대한 집중은 그들이 노인이 된 지금 이 순간까지도 변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생 모은 돈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를 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만하임의 이론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민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근거하기보다는 학생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정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통일과 관련된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눈을 감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를 떠올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손으로 허공에 한반도를 그려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통일에 회의적이면서도 여전히 군사분계선 이남이 아닌 한반도 전체를 그립니다. 이성적으로는 통일을 하면 안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한반도 전체가 우리의 삶의 터전이라고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이 중학생에게는 더욱 효과적입니다. 


통일교육의 일관성


정권이 바뀌면서 대북 정책은 계속해서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통일교육은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 왔습니다.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구성요소를 가르치는 게 우리들의 임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의의 마무리는 은유(메타포, metaphor)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번째 역입니다."


 이번 연수에서는 가지 못했지만 도라산역에 가면 위와 같은 문구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통일과 관련된 수업의 마지막에 이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날 수업의 내용이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정리됩니다. 수업 내용을 다 잊어버리더라도 이 사진만큼은 기억 속에서 통일의 염원으로 남아있겠지요. 이와 같이 수업의 마지막을 은유로 장식하는 다양한 방법 또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솔직히 모든 강의가 인상깊었고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만 수업 준비하고 업무 처리하고 하다보니 그렇게 하지는 못하네요. 다음에도 더 좋은 연수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s